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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미국가는데 배웅 정도야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인천공항까지 갔다. 같이 가는 동기는 아무도 배웅하러 안 왔는데 우리 형 쪽에만 친구 두 명에 나, 아빠. 4명이 딸려왔다. 형은 인복이 있네. 엄마는 일 때문에 인천까지 못 갔다. 아빠는 논산에서 나 군대보낼 때 느낌이었다고 한다. 뭔지 알 것 같다. 반대로 나는 놀랐다. 보통 사람같으면 불안해할텐데 형은 그런게 없었다. 장남이라서 일부러 감정을 숨겼을 수도 있는데 글쎄... 어젯밤까지만해도 형, 형 친구, 나 셋이서 도미니언하고 놀고 있었는데 별로 그런 낌새는 없었다. 형은 감정 컨트롤을 잘 하는 것 같다. 미국 유학을 가기로 했으면 우물쭈물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 자신을 맡기는게 정답이다. 그리고 형이 그런 사람이기에 미국 유학을 갈 수 있구나 싶다.

형이 미국 유학 간댄다. 명절엔 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비행기값이 얼마냐고 못온다고 한다. 살짝 충격받아서 내가 아끼지만 안 입는 옷 좀 줬다. 형은 돈을 안쓰는 성격이라 옷이 별로 없다. 사놓고 안쓰던 티타늄 안경테도 줬다. 같이 가는 대학동기랑 3명이서 자취한다는데 가면 알루미늄 야구배트 사 놓으라고 했다. 형 대학선배는 샷건을 사놓으란다. 취직하기 전까지 안돌아온다고 한다. 실감이 안난다. 형은 똑똑하니까 무리하진 않겠지. 형은 일요일에 출국할 예정이다.

친구가 오늘 유성우 떨어진다길래 구경하기로 했다. 어젯밤이었다. 도시에 있으면 환해서 안보인다길래 멀리까지 드라이브를 갔다. 가면 갈수록 건물이 적어지고 조용해졌는데 그때부터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 작은 댐 근처 주차장에서 멈췄다. 아무도 없고 어두워서 살짝 긴장했다. 북동쪽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보인다고 별자리어플까지 깔아서 확인했는데 구름밖에 안 보였다. 친구는 한개 떨어지는거 본거같다고 신났다. 그런데 가로등을 자세히 보니 2미터 높이에 수초가 걸려있었다. 폭우때문에 댐 근처가 전부 잠긴거였다. 주차장도 진흙투성이였다. 별구경은 물구경이 됐다. 보 위로는 차가 못 들어가기 때문에 걸어갔다. 바닥에는 곤충, 공중에는 거미줄이 있는 끔찍한 길이었다. 사진이 못 담아서 아쉽다. 물살이 엄청 세서 없던 공포..

주말에 사촌누나 결혼식 보러갔다. 입을게 없어서 3만원짜리 반팔 셔츠를 사서 입고갔다. 아직 이런거 입어도 되는 나이라서 다행이다.신부 준비실이 다른 어느 공간보다 아름다웠다. 사촌누나랑 신랑은 둘 다 공무원이다. 결혼까지 했으니 이제 걱정거리가 없겠다. 울산까지 와서 딱히 갈 데가 없었기 때문에 사촌누나쪽 사람들을 따라다녔다. 예식장 결제하는 것도 보고, 축의금도 세고, 온김에 신혼집 살림도 구경하니까 결혼이란게 감이 잡혔다. 이 커플은 진짜 상위권이다. 그렇다고 이 중에 더 뺄 수 있는 것도 없다. 결혼은 정말 쉽지 않다. 이 누나랑 내가 7살차이였나? 나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근본 애니메이션이다. 아버지의 패션 사업을 이어받기로 한 소피. 모자를 직접 만드는 걸 보면 소피의 감각도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하지만 미야자키 할아버지는 모자 가게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소피가 하울이랑 만나서 조금 논 거 가지고 황야의 마녀가 질투해서 시비를 걸어온다. 마녀의 저주는 내면의 나이가 겉으로 드러나게 만든다. 하지만 소피는 그냥 할머니가 되는 저주로 안다. 소피는 좌절하지 않고 저주를 풀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주인공답다고 할 수 있겠다.

어제 생일이었다. 스무살 넘기니까 생일이 그저 그렇다. 태어남을 기념하는 날인데, 그것만큼 별 것 아니면서도 특이한 날이 없다. 우리 가족은 진작에 생일선물을 없애고 대신 현금 주기로 바꿨다. 우리가족 최고. 만들어만 놓은 페이스북 계정이 있는데 생일 때마다 축하받으라고 부추기길래 생일정보를 비공개로 바꿨었다. 나는 생일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갑자기 지인한테 축하를 받으면 고마우면서도 뭔가 의무에 따르는 느낌이 든다. 그런 의혹은 좀 못견디겠다. 그런데 알고보니 카카오톡도 생일 알림 기능이 있었다. 그거 보고 군대 동기 한 명이 연락해줬다. 어쨌든 고마운건 고마운거고 이미 알림이 떴으니 생일 지나고 바꿀려고 한다. 그리고 특히 친하게 지냈던 또다른 군대 동기는 빽다방 기프티콘을 줬다. 얘 덕분에 카페에서 ..

더워지니까 밤이 되면 피곤해서 문장이 잘 안 생긴다. 글은 내 창작물이니까, 잘 만들어주고싶다. 그래서 완성하지 못한 임시저장글이 쌓인다. 요즘 노래방도 가기 싫고, 게임도 안하고 술도 안마신다. (원래 못 마신다) 최근에 시작한 짓이 아침에 PC방 가서 코딩연습하기다. PC방이 컴퓨터도 빠르고 모니터도 커서 코딩하기 좋다. 게다가 아무도 없어서 눈치 안봐도 된다. 하지만 알바생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고 있겠지...
비가 와서 습해지면 피아노의 건반이 무겁고 조율도 틀어진다. 그럴 땐 느리고 조용한 곡만 쳐야한다. 또 쨍쨍한 날은 다 좋지만 소리나 너무 잘 전파돼서 시끄럽다. 그래서 비가 그친 직후가 피아노치기 좋은 날이 된다. 피아노를 칠 때면 나는 항상 할아버지가 된 상상을 한다. 피아노 잘 치는 할아버지가 되는게 꿈이다. 그래서 잘 치기 위해 연습한다. 재능은 없다... https://youtu.be/1qgJfT-OCgo

옆에서 친구가 여자친구랑 전화로 싸우는 걸 듣고 있었다. 가끔 그 감정이 나한테 옮겨붙기도 했다. 듣고 있자니 여자 쪽도 만만치않게 대들고 있는 것 같았다. 누가 나쁜 편인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은 당연히 거짓말을 한다.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멍청하고 나쁘다. 들통나지 않는 거짓말은 똑똑하다. 하지만 절대로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거짓을 입증할 수 없을 뿐이다. 그 점을 밀고 나가면 말싸움에서 유리해지는 것 같다. 나는 웬만하면 거짓말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유지할 힘이 없다. 그리고 말싸움하고싶지 않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은 거의 일치한다. 요즘은 친구가 담배피는 사실을 자기 아버지께 말하지 말라고 해서 그런 규칙이 깨지고 있다. 그런 순간엔 내가 무슨 역할을 맡아야하는지 헷갈린다. 애..

정확히 표현해서 10분 전까지 열이 뻗쳤다. 샤워를 하고 나니까 지금은 좀 괜찮다. 친구가 강변 공터에서 놀다 가자고 해서 갔는데, 중간부터 비가 쏟아졌다. 시간이 지나도 그칠 기미가 안 보이길래 택시를 불렀는데 전화로 주변위치를 알려줘도 제대로 못 찾으셔서 약 1시간을 통화하면서 기다렸다. 비를 피할려고 정자같은데서 기다렸는데 수풀에서 나온 산모기들에 내 다리가 먹혔다. 산모기는 물리는 순간부터 매운 맛이 느껴진다. 불과 3주전에 모기 16번 물렸는데... 지금 7군데는 물린 것 같다. 겨우 택시를 탔더니 지금까지 낭비한 시간때문에 요금을 3배는 줘야겠다더라. 내가 그럴 순 없으니 일단 멈춰보라고 하니까 적당히 얹어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그냥 출발했다. 도착하니까 나온 요금 5300원에 기사아저씨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