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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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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리

옆집사람 2020. 12. 16. 23:25

 요즘은 하루하루가 마법같다. 우울감 없이 산다는 건 어디론가 끌려가는 느낌이다. 내가 해야할 일, 내가 있어야할 곳에 자연스럽게. 어차피 무엇을 하든 내 자신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우울증에 빠져 살았던 시간이 아깝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 우울증의 원인은 가정, 사회, 그리고 전여친과의 이별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확실해진다. 그리고 그 환경속에 내가 있었다. 시끄러운 집,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사회. 우울증에 걸리는게 당연했다.

 나는 책에 매달렸다. 처음엔 문학, 여러가지를 거쳐 철학까지 읽었다. 인생이 무엇인지, 의미가 무엇인지 따위를 알고싶었다. 하지만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걸 인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깨닫고 난 뒤에는 책 읽는 것을 그만뒀다.

 내 곁에는 친구도 있었다. 이 친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또다른 방법을 알게 됐다.

 음악도 있었다. 음악을 듣고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를 통해 아주 작은 성공을 느꼈다.

 우울증은 조금씩 사라졌다. 그 과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우리 집은 결국엔 조용해졌고, 세상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안목을 키워서 어느정도 이해하게 됐다. 나 자신도 독서와 운동을 통해 많이 변했다. 이런게 복합적으로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몇 년의 시간을 빼앗겼다. 더 나았을 수도 있었을 가능성도. 하지만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건 위험한 짓이다. 현재보다 중요한 건 없다. 현재에 충실하는게 그나마 최대한의 보상이다.

 우울도 행복도 결국 똑같은 감정이다. 그렇게 놀라울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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